'아멜리에' 장 피에르 주네 감독 인터뷰 아멜리에 블루레이



우선 <아멜리에>가 극장서 재개봉된다는 소식 알려드립니다.^^

일시는 2012년 1월 26일 2월 23일부터로 결정됐고...
개봉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충무로 대한극장 외 몇몇 극장서 개봉 예정으로 잡혀있습니다.
<아멜리에>를 대형 스크린에서 못 보신 분들.. 영화를 제목만 들어봤지 접해보지 못한 분들...
극장서 다시 보고 싶으신 분들께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됩니다.
프랑스에서 리마스터링한 HD 영상으로 틀기 때문에
10년 전 필름으로 봤을 당시보다 더 보기 좋을 겁니다.


그건 그렇고... 개봉을 위해서 여러가지 보도자료 같은 걸 보강해야하는데..
장 피에르 주네 감독 인터뷰 자료가 있어서 먼저 올립니다.
추후에 홍보사에서 포스터 등 홍보 자료들을 더 만들어주면 그때 또 올릴 계획이고요.

<아멜리에>가 개봉된지 좀 된 작품이라..
프랑스 제작사에서조차 과거의 보도자료, 인터뷰글 등이 남아있지 않던데...
다행히 일본에 <아멜리에> 공식 홈페이지가 기적적으로 남아있어서
거기에 올라온 글을 번역했어요.. 10년 전에 했던 인터뷰라는 점은 감안하시고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장 피에르 주네 감독 인터뷰



Q: <에이리언 4> 이후 어떻게 <아멜리에>를 찍게 됐습니까?

A: <에이리언 4> 이후 빨리 프랑스로 돌아가 친구들과 함께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영화를 찍고 싶었죠. <에이리언 4>를 찍은 건 굉장한 모험이었지만 대단히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했습니다. 20세기폭스사로부터 <에이리언 4> 연출을 제안 받았을 때부터 <아멜리에>의 이야기를 구상했습니다. 장면에 관한 구상, 상황, 등장인물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지만 그것을 하나로 정리할 공통분모를 찾지 못해 고민에 빠져 있었죠. 한 마디로 영화의 주제를 찾는 과정이었습니다. 할리우드에 간 뒤에도 계속 찾았죠. 그리고 프랑스에 돌아와서 중단했던 작업을 이어간 겁니다.

Q: 그렇게 돌아온 뒤에 영화의 주제를 쉽게 찾았나요?

A: 아니요.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제가 생각한 아이디어를 모두 모으면 1편이 아니라 4~5편의 영화가 나왔을 거예요. 그래서 아이디어를 묵혀두고 있는 사이에 어느 날 잘 익은 열매가 나무에서 떨어지듯이 주제가 생각난 겁니다. 마치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듯이 말이죠. 공통분모는 “타인의 인생을 조금이나마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결심한 소녀”였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영화 제작이 시작됐죠. 기욤 로랑과 함께 각본을 썼습니다. 돌이켜보니 그날이 월드컵 개막식 날이었습니다. 그 뒤로 모든 것이 순조로웠죠.

Q: 기욤 로랑과는 어떻게 만났습니까?

A: 거기에 관해서는 영화적인 기막힌 일화가 있습니다. <델리카트슨 사람들>을 찍을 당시, 그는 아직 영화계 일을 하지 않았지만 취미로 각본을 쓰고 있었죠. 각본이라기보다는 영화화에 대한 권한도 없는 상태에서 소설을 무단으로 각색하는 식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영화관에서 <델리카트슨 사람들>을 본 뒤, 여자 친구의 권유로 전화번호부에 적힌 연락처를 찾아 저에게 시나리오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전화번호부에는 마르크 카로(<델리카트슨 사람들>의 공동 감독)가 두 사람, 주네가 한 사람이라서 제게로 보낸 거죠.

저는 그의 시나리오를 읽고 소감을 말해주려고 전화를 걸었는데, 부재중을 알리는 녹음 메시지가 정말 걸작이었죠. 그래서 직접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우리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그는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의 대사를 썼습니다. <에이리언 4>의 결말 때문에 고민에 빠졌을 때 도움을 받으려고 그를 미국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도 <에이리언 4>의 각본에 참여했습니다. 결국에 그가 쓴 장면이 사용되진 않았지만요.


Q: 두 분이 서로 협력 관계라는 거군요.


A: 저와 기욤 로랑의 생각이 많이 비슷합니다. 말하자면 로랑은 대사를 잘 쓰고, 저는 비주얼적인 부분에 자신이 있죠. 아이디어 단계에서 말하자면 제가 생각한 것을 출발점으로 한다고 쳐도, 우리 둘 사이에 마치 탁구공을 주고받듯이 발전을 시켜나갑니다.

Q: 자크 프레베 감독처럼 목록 만들기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A: 저는 목록이나 수집 같은 걸 좋아합니다. 수집가이기도 하고요. 모으는 건 아이디어뿐이지만, 그런 취미가 영화 속에서도 몇 가지 나오죠. 예를 들어 니노는 콘크리트에 남은 발자국이나 즉석 사진기 주변에 떨어진 사진들을 모읍니다. 저는 예전부터 추억의 물건이나 자잘한 아이디어 꺼리를 상자에 넣어서 모아왔습니다. 지금도 그 취미는 그대로 갖고 있는데 아이디어나 리스트는 컴퓨터로 정리하는 식으로 발전했습니다.

Q: 주인공의 이름은 처음부터 ‘아멜리’는 정해져 있었나요?

A: 아니요. 작업 도중에 결정된 겁니다. 각본을 쓸 때 저는 배우를 염두에 두고 쓰는 편입니다. 그래서 누구를 생각하며 쓸까 고민하다가 “그렇지. <브레이킹 더 웨이브>의 에밀리 왓슨이 적역이야. 그녀의 순수함과 의연한 태도가 좋았어.”

그래서 그녀를 염두에 두고 각본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녀가 제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인터뷰 기사를 읽기도 했고요. 그래서 그녀를 주인공으로 한 각본을 써서 ‘에밀리’라는 제목을 붙였죠. 그리고 에밀리 왓슨 본인과 연락이 닿아서 그녀와 만났습니다. 그녀도 각본을 맘에 들어했고요. 프랑스어로 테스트 촬영도 했습니다. 그랬더니 원래의 각본대로는 그녀의 재능을 절반 밖에 살릴 수가 없겠더군요. 그래서 영화가 영국에서부터 시작되도록 각본을 고쳤습니다.

그런데 촬영준비에 들어간 날에 저희 집에 전화가 걸려왔어요. 에밀리 왓슨이 개인적인 이유로 출연을 할 수 없게 됐다면서요. 반년 동안은 집을 비울 수 없게 됐다나요. 때문에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각본도 몽마르트만을 배경으로 한 원안으로 바꿨고요. 그러니 이름이 걸리더군요. 그래서 에밀리를 프랑스식의 아멜리(에)로 고쳤습니다. 그 뒤 프랑스에서 캐스팅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어느 영화의 포스터 앞을 지날 때 충격을 받았습니다. 커다랗고 까만 눈, 순수한 광채, 익살스런 분위기, 그게 <비너스 보떼>의 포스터에 나온 오드리 토투였죠. 그녀를 만나고 싶다고 요청해서 테스트 촬영을 했죠. 10초도 지나지 않아서 그녀야말로 ‘아멜리’라고 확신했습니다.

<비너스 보테> 포스터(일본판)


Q: 오드리 토투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A: 그녀와 함께 작업하는 건 크나큰 기쁨이었습니다. 그녀가 적역이라는 이유에서만은 아니었습니다. 제대로 연기 훈련을 받은 진짜 배우였기 때문이죠. 그런 배우가 프랑스에 좀처럼 없습니다. 게다가 영화적인 감각과 템포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탁월합니다. 그것도 고작 23살 먹은 배우가 말이죠!


Q: 다른 캐스팅에 관해서는요? 예를 들어 남자 주인공 역할로 마티유 카소비츠를 바로 떠올리셨나요?

A: 그렇습니다. 마티유 카소비츠는 일찌감치 캐스팅했어요. 프랑스에서는 그런 훤칠한 젊은 배우가 그렇게 많지 않아요. 카소비츠가 뛰어난 매력의 천재적인 배우라서가 아니라 그에겐 특별한 장점이 있죠. 그는 카메라에 잘 어울리는 배우입니다. 스크린에서 보면 그 점이 분명히 드러나고, 그 자신도 훌륭한 감독으로서 영화에 관해 논의를 할 수 있는 상대죠.



Q: <아멜리에>에는 도미니크 피농, 뤼피, 세르지 멜린 같은 감독님 영화의 단골 배우들도 나오더군요.

A: 우선 피농에 관해서 말하자면, 그가 빠진 제 영화는 생각조차 할 수 없어요. 처음에는 그에게 단역을 맡길 생각이었어요. 작지만 인상적인 역할을 줄 생각이었는데, 피농이 질투심에 불타는 남자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더군요. 그가 아이디어를 내서 발전시켜준 덕분에 멋진 캐릭터로 바뀌었죠. 이자벨 낭티와 피농 커플은 제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죠. 모두 두 사람 덕분입니다. 그전까지는 이자벨 낭티라는 배우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그녀는 제 예상을 뛰어넘는 역할을 해냈어요.

뤼피의 경우, 아멜리의 아버지 역으로 그만한 배우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가 무대에서 프로이트를 연기하는 것을 봤는데 노인 역을 정말 훌륭히 소화해내더군요. 게다가 그는 아멜리의 아버지를 연기하기 위해 수개월이나 리허설을 반복할 정도로 열성을 보였어요. 세르지 멜린은 처음엔 생각 못했던 배우였죠. 다른 좀 더 유명한 배우들로 오디션을 보기도 했죠. 그러던 어느 날 마치 원래부터 정해져 있던 것처럼 세르지 멜린이야말로 적역이라고 깨닫게 됐습니다. 저는 조역들을 좋아하고 매력적인 배우들을 선호합니다. ‘얼굴에 뚜렷한 특징’이 있는 멋진 개성의 소유자들 말이죠.

클레어 모리에르, 욜랭드 모로, 미셸 로빈, 모리스 베니슈, 우르바인 칸셀리에, 클로틸드 몰레 같은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었죠.

Q: 촬영소 세트가 아닌 야외에서 촬영한 첫 번째 작품인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나요?

A: 언젠가는 밖에 나가야할 때도 있잖아요! 게다가 영화의 스토리가 파리 시내를 배경으로 펼쳐지니까 영화의 중심에 파리를 놓고 싶었죠. 하지만 저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처럼 “영화의 한 컷 한 컷이 회화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꼭 ‘예술적’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제가 좋아하는 파리를 그린 판화를 참고하고, 만화가 자크 타르디의 그림에 가깝게 표현하고 싶었죠. 타르디와 저는 취향이 비슷해요. 예를 들어 도심을 달리는 지하철, 기념비, 계단, 석조 건물 등. 그런 장소들을 위주로 로케이션 헌팅을 했죠. 그리고 나서 거리에서 차들을 모두 빼고, 벽의 낙서들을 지우고, 미리 준비한 포스터를 붙였죠. 즉, 가능한 한 저의 취향에 맞게 거리의 미관을 정비한 거죠. 또한 디지털로 마무리 작업을 해서 제가 원하는 이미지가 나올 때까지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습니다.


Q: 로케이션 촬영을 하게 되면서 촬영 방법도 과거와 달라진 게 있나요?

A: 아니요. 기본적인 것은 변함없이 그대로입니다. 이제 와서 깨달은 사실인데, 저는 로케이션 촬영이 정말 싫더군요. (웃음) 그렇게나 힘들 줄은 몰랐어요. 밖에서 촬영하게 되면 언제나 거슬리는 차들이 주차돼 있고, 보행자들이 카메라 앞을 지나가고 갑자기 소음이 들리는 등, 꼭 뭔가가 촬영을 방해하더군요. 정말 미칠 정도로요! 촬영에 드는 시간은 바로 돈입니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저는 준비를 철저히 합니다. 그래서 예기치 않는 돌발 사태 때문에 2~3시간을 헛되이 하는 건 저로선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아니, 말도 안 되는 일이죠. 로케이션 한 장소 중 하나가 아랍인이 운영하는 식료품점이었는데 저희들이 리모델링을 해서 가게가 정말 멋지게 변했죠. 덕분에 그곳 주인의 생활도 완전히 바뀌었어요. 가게 이름도 영화에 나온 그대로 쓰면서 세련된 가게로 변신했어요. 가게 주변에 꽃들도 만발해 있고, 그 주변 일대의 분위기가 변했습니다.

Q: 전작들의 촬영을 맡았던 다리우스 콘지 대신 처음으로 브루노 델보넬 촬영감독과 작업했죠?

A: 다리우스가 다른 영화 촬영 일을 하는 바람에 그랬죠. 브루노는 저의 가장 오랜 친구로 알게 된 지 벌써 25년째입니다. <델리카트슨 사람들>을 찍을 당시엔 그는 촬영감독이 아닌 상태였죠. 이후에 찍은 3편의 영화에서 촬영보조로 일했는데 그 기간 동안에 제가 맡았던 CF나 비디오 작품의 촬영을 그가 맡았죠. 그래서 다리우스가 참여할 수 없게 됐을 때 일순위로 대타로 브루노를 떠올렸습니다. 그래도 조금은 걱정이 들었죠. 그는 절친한 친구라서 만약 그가 제대로 못해낸다면 우리의 우정에 금이 갈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결과는 제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Q: 음악은 얀 티에르상이 맡았죠?

A: 처음에는 다른 작곡가를 고려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촬영이 끝나고 조수가 저를 차에 태우고 갈 때, 그녀가 처음 보는 CD를 틀었습니다. 그 곡이 정말 훌륭했는데 바로 얀 티에르상의 곡이었죠. 그날 밤에 그의 CD를 전부 샀습니다! 본인과도 직접 만났고 바로 의기투합했죠. 그는 2주일 동안에 10곡이나 작곡해줬습니다. 또한 다른 CD에 포함된 곡도 자유롭게 쓰도록 허락해줬고요. 가장 어려웠던 것은 어떤 곡을 쓰면 좋을지 결정하는 일이었죠. 어떤 곡이나 영화에 딱 어울렸으니 말입니다. 더 할 나위 없을 정도로 이상적인 조건이었습니다.


Q: 촬영 당시 <아멜리에>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영화”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는데, 지금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A: 그 질문은 제 자신의 변화와 관계있는 것 같네요. 제 나이가 지금 47입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배우는 것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법이죠.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는 조금 어두운 영화였습니다. 저와 스탭들은 그 영화를 동화 같은 작품으로 만들 생각이었습니다. 페로의 <엄지왕자>처럼 말이죠. 하지만 지금 그 영화를 다시 보면 어두운 구석들이 분명히 보입니다. 아마도 그 어둠은 마르크 카로의 존재에서 비롯된 걸지도 모르죠. 단정할 순 없지만 그의 세계는 저보다도 좀 더 어두우니까요. <에이리언 4>는 의뢰를 받아 만든 영화였죠. 액션 영화이면서 무겁고 폭력적이에요. 즉, 저는 지금까지 100% 밝고 긍정적인 영화를 한 편도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 점을 떠올리면서 어떤 부분은 파괴하고 어떤 부분은 창조해보자, 그것이 저의 도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불혹의 나이에 사람들에게 꿈을 주고 즐겁게 해주는 경쾌한 영화를 만들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했습니다.


 


덧글

  • 손님 2011/12/23 16:53 # 삭제 답글

    오호 아멜리에가 재개봉을...

    블루레이는 있는데
    극장의 대화면이 욕심이 나는군요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 ^
    내일이 크리스마스 시즌인데 잘 보내시고요
  • NOVA 2011/12/26 11:54 #

    답글이 늦었네요..^^;
    크리스마스는 그냥 집에서 게임하면서 보냈습니다.
    내년에는 저나 회사나...
    또 다른 분들 하시는 일이 잘 풀리시길 바랍니다.
  • DAIN 2012/01/01 01:07 # 답글

    2012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손님 2012/01/01 15:14 # 삭제 답글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 NOVA 2012/01/05 16:40 # 답글

    두분께서도 새해 복 많이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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